[ALC] 기억 – 제2장 감각 기억

기억의 여러 종류 중 “감각 기억”은 오감에 의해서 받아들여진 자극에 대해 매우 짧은 시간 동안 저장하는 기억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눈으로 보거나 귀로 듣는 것처럼 우리의 감각을 사용해서 기억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은 단순해 보이지만 수많은 단계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우선 우리의 시각수용체가 눈앞에 있는 물체나 글을 보고, 그것이 화학 반응으로 이어져 우리 몸 안에서 전기 신호를 일으키는데 이 전기 신호는 뇌의 피질에 있는 신경 세포로 전달됩니다. 이처럼 눈부터 뇌의 신경 세포까지 전기 신호가 도달하는 이 과정을 통틀어 감각 기억이라고 부릅니다.  

아래 사진을 한번 보도록 하겠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 사진을 보자마자 지체 없이 ‘E’라고 말할 것입니다. 모두 다르게 생긴 E인데, 우린 어떻게 이것들을 전부 E로 인식할 수 있을까요? 

우리의 뇌가 무언가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바라보고 있는 것의 특징을 작게 소분해서 보게 됩니다. 예를 들어 동그라미가 하나 있고, 그 아래로 왼쪽에서 시작된 곡선이 오른쪽 방향으로 동그랗게 말려들어가는 것 등의 요소들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특징적 요소들을 먼저 본 후 우리 뇌는 그 요소들을 종합하여 눈앞에 있는 것이 E라는 판단을 하게 됩니다.  

이렇듯 우리의 뇌는 무언가를 한 번에 통째로 인식하기보단 단계적으로 나눠서 인식을 합니다. 인식의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상향 처리 방식과 하향 처리 방식이 있습니다. 상향 처리 방식이란 작은 것을 보고 그것을 큰 것으로 연결 짓는 것을 말하고 하향 처리 방식은 반대로 큰 그림을 인식하여 작은 것으로 연결 짓는 것을 말합니다. 아래 사진을 예시로 사용하여 보도록 하겠습니다. 

왼쪽 첫 번째 단어의 가운데 글자와 두 번째 단어의 가운데 글자는 똑같이 생겼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을 그 알파벳들을 각각 H와 A로 읽습니다. 이처럼 우리 뇌는 다양한 방법으로 사물을 인식하고 그것에 대한 판단을 내립니다.  

감각 기억에 대한 실험들 중 피실험자들에게 문장의 몇몇 부분들을 없애거나 바꾼 뒤에 그 문장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알아보는 실험에서, 95%의 피실험자들이 변화를 알아채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많은 상황에서 보고 있는 것을 그대로 인식하기보단 이미 기억하고 있는 것, 혹은 보기를 기대하는 것을 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뇌에서 이미 저장된 기억들로 사물을 (잘못) 인식하고, 보고 있다고 착각까지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시각적 이미지로 저장된 결과물은 추후에 단기 기억으로 이어집니다.  

[출처] Lieberman, D. A. (2012). Human learning and memory. Cambridge University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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