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산만 & 마인드풀니스 1

조용범ㅣYong Cho, Ph.D.

주의산만성은 ADHD라고 하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의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많은 한국의 조부모님 세대에서는 한없이 에너지가 높아 뛰어다니는 활동성이 높은 아이들을 크게 걱정하지 않고 개구장이 아이로 오히려 생명력이 높은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철이 들면 나아지고, 어렸을 때 아이들은 다 그렇다는 위로의 말씀을 하시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서구에서도 이렇게 주의산만이 심했던 아이들을 병리적으로 모두 보았던 것은 아닙니다. 흔히 에너지와 생명력이 넘치는 개구장이와 brat이라고 불리는 반항적이고 말썽부리는 악동들은 구분을 하였습니다. 학교 생활을 할 때 또 집에서 어른들의 말씀을 따르지 않고 건성으로 듣고 행동을 중단시키지 못하는 아이들에 대한 이러한 행동문제들을 성격이나 나쁜 아이라고 판단해버리는 것에서 하나의 병으로 보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들어서입니다. 다양한 정신건강 분야와 교육 분야에서 이러한 행동들을 관찰하고 연구하기 시작했고, 60년대에 들어서 ADHD라고 하는 증상을 진단체계에 넣기 시작했습니다. 

외현화 증상 (externalization symptom)이라고도 불렸던 여러 형태의 주의력 결핍 행동은 사실 모든 인간이 때로 보이기도 하기 때문에 모든 주의산만성이 심각한 문제는 아닐 수 있습니다. 우리 마음은, 잠시 눈을 감고 있기만해도, 영화 한 편 만큼의 이미지와 생각들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고, 마음은 이렇게 원래 수많은 생각과 감정, 아미지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이러한 마음의 산만함을 길들이는 방법으로 인류의 선조들은 기도나 명상과 같은 종교적 활동을 해왔습니다. 이러한 종교적 활동을 조금 쉽게 과학화하여 이제는 일상에서 마인드풀니스라는 이름으로 활용하고 있고, 이를 통해 정서적 행동적 안정의 효과성은 여러 논문들에서 입증이 되고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 이어집니다>

주의산만 & 마인드풀니스 2

조용범ㅣYong Cho, Ph.D.

한 아이가 저희 클리닉에 방문하였습니다. 너무나 총명하고 예의바른 청소년이었습니다. 한번에 여러가지 멀티태스킹을 하는 것이 매우 좋은 것이라는 나름 상당히 합리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자신감있는 아이었습니다. 사실 공부도 잘하고 흠이 없는 아이었지만 부모님은 숙제를 할 때면, 수학을 하다가 영어를 그리고 다른 과목을 번갈아가면서 하며 뭔가 주의가 산만한 것이 염려가 되셨던 것입니다. 아이는 이러한 것이 좋은 학습 전략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첫 번째 치료 세션이었습니다. 조용히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중에, 아이의 재미있는 행동이 관찰되었습니다. 쇼파에서 두 손은 얼굴과 머리를 계속 비비며 비틀고 있었고, 몸은 등받이 위와 아래로 다리는 떨거나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물론 아이는 이런 자신의 행동을 전혀 인식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아이에게 마인드풀니스라고 하는 것을 한번 같이 해보자고 하였습니다. 아이는 이러한 것에 대해 해본적이 있었지만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고 그저 따분한 명상을 하려나보다하고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몸을 스캔하는 마인드풀니스를 시작해 보았습니다.

 

발 끝에서부터 머리끝까지 우리의 주의를 하나씩 몸의 일부에 집중하여 보도록 하였습니다. 

 

두손과 발 그리고 다른 몸의 일부분이 여러가지 행동을 하고 싶은 충동이 느껴지면 자각하기만하고 움직이지 말고 원래 하던 몸의 일부분에 주의를 집중해 보게 하였습니다. 

 

쉽지 않은 듯 아이는 전기가 오른것 같이 움찔 움찔 하였습니다. 

 

5분여 시간의 마인드풀니스 이후 아이에게 어떤 경험을 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아이는 너무나 맑게 그리고 놀란 표정으로 자신이 이렇게 몸을 움직이고 싶었는지 몰랐다고, 그리고 몸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고 신기해 하였습니다. 

 

우리는 이 마인드풀니스를 한후 아이의 몸을 비틀며 만지는 행동을 ‘몽키 댄스‘라고 부르기로 하고 이 마인드풀니스를 숙제로 주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주,
아이의 몽키 댄스는 더이상 보기가 어려웠습니다.

Amaz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