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명상과 함께 현재에 머물기

이승하 Seungha Lee,MSc

지난 DBT 스킬훈련그룹에서는 손을 활용한 명상을 통해 지금-여기 현재를 자각하는 마인드풀니스 연습을 하였습니다. 

아래 지시문을 읽으면서 명상과 함께 현재에 머무르는 마인드풀한 경험을 가져보십시오.  

 

호흡에 집중하면서 차분하게 깊은 숨을 들이마시고 내쉽니다. 

 

양 손을 세워 가슴 높이까지 들어보겠습니다. 서로 마주보게 한 다음 왼쪽 손바닥과 오른쪽 손바닥 사이에 일정한 간격을 (15-20cm) 유지하겠습니다. 몸에 어떤 긴장감이 느껴지는지 자각해보십시오. 

 

 지금부터 아주 천천히 양 손의 간격을 줄이겠습니다. 다른 손의 미묘한 압력, 온기, 에너지가 느껴진다면 잠시 멈추겠습니다. 그 미묘한 압력과 온기 그리고 에너지를 관찰해보십시오.  

 

이제 손을 더 가까이 모아 서로 아주 살짝 닿게 하겠습니다. 왼쪽 손을 구성하는 원자와 오른쪽 손을 구성하는 원자가 서로 만나 춤을 추는 것을 상상해보십시오. 

 

지금부터는 손을 더 가까이 있는 힘껏 밀착시키겠습니다. 만약 불편감이 느껴진다면 멈추십시오. 나의 손목,팔꿈치, 어깨, 등, 가슴에 어떤 자극이 느껴지는지 관찰해보십시오. 손에서 느껴지는 온기에도 집중해보십시오. 손을 제외한 다른 곳의 긴장을 최대한 이완해보십시오. 이때 몸의 변화와 기분을 관찰해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주  천천히  손의 긴장을  이완하겠습니다.  꽃 봉오리가 피는 것처럼 양 손바닥을  떼어보겠습니다. 손바닥에서 느껴지는 차갑고 신선한 공기를 관찰해보십시오. 나의 손, 팔에서 느껴지는 모든 무게를 잠시 다리 위에 내려놓겠습니다. 

 

들숨과 날숨을 자각하면서 우리 삶의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항상 바쁘게 움직여주는 우리의 몸에 감사하는 시간을 잠시 가져보십시오.

나에게 새 삶을 찾아준 DBT

"DBT는 나에게 새 삶을 찾아준 아주 고마운 선생님이자 친구이다."
DBT 치료 내담자

1년 전 나의 모습은 꼭 세 살짜리 어린 아이 같았다. 화가 나면 화난대로, 즐거우면 즐거운대로 언제나 적정선이 없어서 늘 힘들었었다. 대인 관계는 대인 관계대로 엉망이 되고, 내가 해야 하는 일에 조차 그 영향이 미치기 시작해서 난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게 되어 버렸다.

 

하지만 DBT를 배우고 열심히 상담을 받고, 치료를 받고 난 후 나는 나의 나이에 꼭 맞는 성숙한 숙녀가 되었다. 대인 관계에서도, 또 해야 하는 일에서도 트러블이나 고민이 많이 사라졌고 잘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겼다.

 

이젠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은 욕심이 마구 생겨나고, 사람들을 만나는 것 또한 겁이 나거나 불안한 것이 없이 잘 지내고 있으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기에 바쁘다.

 

DBT는 나에게 새 삶을 찾아준 아주 고마운 선생님이자 친구이다.

*  더 트리 심리클리닉 치료 프로그램 참여자들의 동의 하에 솔직한 치료 후기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트라우마에 가려졌던 진짜 나 자신을 찾았어요

"저는 작은 것에도 잘 웃고, 조용하고 차분하지만 장난 끼도 많고, 책 읽는 걸 좋아하고, 밑도 끝도 없이 어리광을 부리기도 하는 다양한 모습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트라우마에 가려졌던 진짜 나 자신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더트리 심리클리닉 내담자

처음 선생님을 뵙던 날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트라우마와 관련이 있는 지하철 역만 봐도 심장이 철렁 내려 앉았던 때였지요. 그 때만 해도 혼자 지하철을 갈아타고 상담 받으러 가는 것도 제게는 큰 도전이었습니다.

 

지속노출치료를 시작하고 매일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치료 중에 울고, 혼자 숙제 하면서도 울고, 12주 동안 매일매일이 눈물 바다였어요.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을 반복적으로 떠올리고 피해 상황을 생각나게 만드는 환경에 일부러 노출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으니까요. 중간에 포기해 버리고 싶었던 적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지지와 격려 속에 마음을 다 잡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길을 걷다가 가해자와 비슷한 연령대, 체형, 외모를 가진 남성과 마주쳐도 두렵지 않게 되었습니다. 가해자가 나오는 꿈을 꿔도 눈을 뜨면 개꿈이려니 다 잊어버려요. 과거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변화가 제게 일어난 거에요. 이제 제 세상에서 가해자의 존재는 손톱만큼 작아졌습니다.

 

더 이상 가해자와 트라우마는 저의 일상과 제 삶을 송두리째 흔들고 휘두를 수 없게 되었어요. 한 때는 평생 가해자와 피해 상황의 기억 속에서 벗어날 수 없을 거라고 믿었습니다. 그게 제 전부라고 여겼어요. 저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사실이 아니었어요.

 

저는 작은 것에도 잘 웃고, 조용하고 차분하지만 장난 끼도 많고, 책 읽는 걸 좋아하고, 밑도 끝도 없이 어리광을 부리기도 하는 다양한 모습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트라우마에 가려졌던 진짜 나 자신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  더 트리 심리클리닉 치료 프로그램 참여자들의 동의 하에 솔직한 치료 후기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딸과 함께한 DBT 치료

딸은 이전 치료 프로그램들과 달리 DBT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스스로 변화하려는 노력을 보였습니다
DBT 치료 내담자

1년 전, 딸과 함께 이름도 낯선 DBT 치료를 시작했을 때 저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딸은 그동안 다른 치료 프로그램들을 경험했지만 효과가 미미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딸의 변화를 목격하며 DBT 프로그램을 선택한 것이 행운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딸은 이전 치료 프로그램들과 달리 DBT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스스로 변화하려는 노력을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고 수용하며, 더 나은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데 필요한 스킬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딸과 함께 DBT를 배우면서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이제 딸은 DBT 프로그램을 졸업하게 되었지만, 딸이 터득한 DBT 스킬을 꾸준히 활용하여 감정을 적절히 조절하고, 원만한 대인관계를 유지하며,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 기간 동안 딸의 성장을 이끌어주신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함께 힘든 시간을 나눈 친구들과 보호자 여러분 모두 더욱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더 트리 심리클리닉 치료 프로그램 참여자들의 동의 하에 솔직한 치료 후기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DBT 전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에서 큰 차이를 느껴요

"이제는 여기서 배운 스킬들로 앞으로의 생활에 정말 자신있게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DBT 치료 내담자

처음 그룹으로 하는 거라고 해서, 많이 걱정도 되긴 했지만 사람들이 너무 반겨주시고 잘해주셔서 고마웠고, 여기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도 너무 고맙고, 개인 세션 할때에도 선생님이 너무 잘해주셔서 작은 감동도 많이 받았어요.

 

DBT 전의 저의 모습과 현재 모습에서 너무도 큰 차이를 느끼고, 정말 후회 없이 너무 행복한 시간들이 었던 것 같아요. 

이제는 여기서 배운 스킬들로 앞으로의 생활에 정말 자신있게 살 수 있을 것 같고, 또한 많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DBT 입니다.

 

DBT & the Tree Group 감사합니다 !!

*  더 트리 심리클리닉 치료 프로그램 참여자들의 동의 하에 솔직한 치료 후기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기억 – 제3장 작업 기억

"분명한 것은 우리의 뇌는 단순히 단기와 장기 기억만을 보유할 뿐이 아니라
차후에 사용될 수 있는 정보를 작업 기억으로서 보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김예경 Yekyung Kim, BSc.

“87 x 6”을 암산해보세요.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7과 6을 곱하는 동시에 “8과 6의 곱”과 앞서 구해둔 “7과 6의 곱”의 10의 자릿수를 더할 수 있도록 ‘4’라는 숫자를 임시로 머리 한편에 보관해둘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의 뇌는 임시로 차후 작업을 위해 새로운 정보를 보관해두곤 합니다. 이러한 과정은 대략적으로 3개의 시스템으로 분류되어 이루어집니다: 음운 고리와 시공간 메모장, 중앙 관리자입니다. 

 

음운 고리에서는 청각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약 2초 정도 기억할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들은 것을 다시 되뇌면 보유 시간이 더 늘어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즉 어렴풋이 들은 것은 약 2초 동안만 보관이 된다고 합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모음의 길이와 말하는 속도에 따라 기억 보유 기간이 달라지는데, 영어권의 사람들은 주어진 시간 동안 약 6.6개의 단어를 기억할 수 있습니다. 영어권에 비해 모음 길이가 긴 웨일스권 사람들은 같은 시간 동안 더 적은 양의 단어를 기억하였고, 모음 길이가 비교적 짧은 중어권의 사람들은 같은 시간 동안 약 9.9개의 단어를 기억했다고 합니다.  

 

“우리가 들은 것을 다시 되뇌이면 보유 시간이 더 늘어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즉 어렴풋이 들은 것은 약 2초 동안만 보관이 된다고 합니다.”

 

어떤 연구에서는 음운 고리가 더 큰 아이들이 주어진 시간 동안 더 많은 양의 단어를 기억할 수 있기 때문에 읽고 말하는 것을 습득하는 것이 더 쉽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음운 고리가 비교적 작은 아이들은 읽고 말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어 난독증과 같은 학습적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전해집니다. 

 

시공간 메모장은 보이는 것을 기억하는데, 우리의 뇌는 언어적인 자극에 비해 시각적 자극을 더 잘 받아들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시공간 메모장은 음운 고리와는 별개의 시스템으로, 우리가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동시에 함께 온 일행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이유입니다.  

 

마지막으로 중앙 관리자는 음운 고리와 시공간 메모장에 입력되는 정보들을 분석하고 연관 짓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에 관해서는 아직도 많은 과학자들이 연구 중에 있습니다. 아직 얼마나 많은 요소들이 작업 기억에 영향을 끼치는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의 뇌는 단순히 단기와 장기 기억만을 보유할 뿐이 아니라 차후에 사용될 수 있는 정보를 작업 기억으로서 보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출처] Lieberman, D. A. (2012). Human learning and memory. Cambridge University Press.

나 자신을 사랑하게끔 해준 DBT

"예전에는 힘이들어 보지못했던 내 자신과 꿈 그리고 공부를 이제는 뚜렷하게 볼 수 있고,
좀 더 다가갈 수 있는 용기를 얻었습니다."
DBT 치료 내담자

처음에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소소한 일들을 넘기는 방법을 잘 몰라 일상에서 본의 아니게 마찰을 빗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주 작은 일에도 쉽게 상처를 받아 혼자 앓다가 일이 점점 커지는 경우도 있었고, 무엇보다도 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아 밖에 잘 나가지도 못했습니다.

 

더트리그룹에서의 DBT 치료를 통해 스스로를 아끼는 법을 배웠고, 비록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조금씩 남에게 상처를 덜 주는 방법을 알아가게 되었습니다. 또한 내 자신을 먼저 좋아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베푸는 것도, 행복하게 살아 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힘이들어 보지못했던 내 자신과 꿈 그리고 공부를 이제는 뚜렷하게 볼 수 있고, 좀 더 다가갈 수 있는 용기를 얻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제는 밖에서 다른 사람들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혼자서 돌아다닐 수도 있어 너무 좋습니다.

 

더트리그룹을 통해 저한테 많은 관심을 갖고 아껴주었던 친구와 가족들의 고마움도 알게되어 너무 감사하고, 저도 누군가가 힘들어한다면 DBT에서 배운 것처럼 그들을 격려하고 아껴주고 싶습니다.

 

 

*  더 트리 심리클리닉 치료 프로그램 참여자들의 동의 하에 솔직한 치료 후기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살짝 미소 짓기

이승하 Seungha Lee,MSc

지난 DBT 스킬 훈련 그룹에서는 감정조절 스킬의 정반대 행동하기를 경험하기 위해 ‘살짝 미소 짓기’ 마인드풀니스를 연습하였습니다. 


한 주 동안 나를 속상하게 하거나 화나게 했던 상황이 지금 일어나고 있다고 상상하면서 어떤 생각과 감정이 드는지, 또 얼굴과 몸에는 어떤 감각이 느껴지는지 관찰하였습니다. 1-2분 정도가 경과한 후 이번에는 나를 속상하게 하거나 화나게 했던 상황을 계속 상상하면서 두 손을 하늘을 향하게 펴고 허벅지 위에 두었습니다. 그리고 이마부터 턱까지 최대한 이완하면서 입꼬리를 살짝 올려보았습니다. 살짝 미소를 지었을 때는 어떤 생각과 감정이 드는지, 또 얼굴과 몸에는 어떤 감각이 느껴지는지 자각하고 관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전히 화가나지만 나를 화나게 했던 그 상황에서 한 발짝 떨어져서 관찰할 수 있었다고 하셨던 분도 계셨고, 속상했을 때 살짝 미소짓는 행동이 평소에 우리가 하는 행동과 완전히 대립되다 보니 살짝 미소짓는 것만으로도 감정의 강도가 내려가는 것을 관찰한 분도 계셨습니다. 


여러분은 무엇이 관찰되었나요? 함께 살짝 미소짓기 마인드풀니스를 경험해보시기 바랍니다.

기억 – 제2장 감각 기억

"우리는 많은 상황에서 보고 있는 것을 그대로 인식하기보단 이미 기억하고 있는 것, 혹은 보기를 기대하는 것을 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뇌에서 이미 저장된 기억들로 사물을 (잘못) 인식하고, 보고 있다고 착각까지 하게 되는 것입니다."
김예경 Yekyung Kim, BSc.

기억의 여러 종류 중 “감각 기억”은 오감에 의해서 받아들여진 자극에 대해 매우 짧은 시간 동안 저장하는 기억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눈으로 보거나 귀로 듣는 것처럼 우리의 감각을 사용해서 기억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은 단순해 보이지만 수많은 단계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우선 우리의 시각수용체가 눈앞에 있는 물체나 글을 보고, 그것이 화학 반응으로 이어져 우리 몸 안에서 전기 신호를 일으키는데 이 전기 신호는 뇌의 피질에 있는 신경 세포로 전달됩니다. 이처럼 눈부터 뇌의 신경 세포까지 전기 신호가 도달하는 이 과정을 통틀어 감각 기억이라고 부릅니다.  아래 사진을 한번 보도록 하겠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 사진을 보자마자 지체 없이 ‘E’라고 말할 것입니다. 모두 다르게 생긴 E인데, 우린 어떻게 이것들을 전부 E로 인식할 수 있을까요? 


우리의 뇌가 무언가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바라보고 있는 것의 특징을 작게 소분해서 보게 됩니다. 예를 들어 동그라미가 하나 있고, 그 아래로 왼쪽에서 시작된 곡선이 오른쪽 방향으로 동그랗게 말려들어가는 것 등의 요소들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특징적 요소들을 먼저 본 후 우리 뇌는 그 요소들을 종합하여 눈앞에 있는 것이 E라는 판단을 하게 됩니다.  


이렇듯 우리의 뇌는 무언가를 한 번에 통째로 인식하기보단 단계적으로 나눠서 인식을 합니다. 인식의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상향 처리 방식과 하향 처리 방식이 있습니다. 상향 처리 방식이란 작은 것을 보고 그것을 큰 것으로 연결 짓는 것을 말하고 하향 처리 방식은 반대로 큰 그림을 인식하여 작은 것으로 연결 짓는 것을 말합니다. 아래 사진을 예시로 사용하여 보도록 하겠습니다. 


 

왼쪽 첫 번째 단어의 가운데 글자와 두 번째 단어의 가운데 글자는 똑같이 생겼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을 그 알파벳들을 각각 H와 A로 읽습니다. 이처럼 우리 뇌는 다양한 방법으로 사물을 인식하고 그것에 대한 판단을 내립니다.  

 

 

감각 기억에 대한 실험들 중 피실험자들에게 문장의 몇몇 부분들을 없애거나 바꾼 뒤에 그 문장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알아보는 실험에서, 95%의 피실험자들이 변화를 알아채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많은 상황에서 보고 있는 것을 그대로 인식하기보단 이미 기억하고 있는 것, 혹은 보기를 기대하는 것을 보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뇌에서 이미 저장된 기억들로 사물을 (잘못) 인식하고, 보고 있다고 착각까지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시각적 이미지로 저장된 결과물은 추후에 단기 기억으로 이어집니다. 

 

 

[출처] Lieberman, D. A. (2012). Human learning and memory. Cambridge University Press.

나는 오늘도 회사에 출근을 했다

"이제 정말 매일 출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내일 뵙겠습니다’ 라는 말이 동료들에게 내일도 무사히 출근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고, 역시 다음날 아침 ‘좋은 아침이에요’라고 반갑게 서로를 맞이할 수 있는, 어쩌면 당연한 일상을 이제서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더트리 심리클리닉 내담자

직장인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한 이 활동이 어렵기만 하던 시절이 있었다. 잠에 취한 채 ‘5 분만 더 자야지.’ 하는 나태함은 아니었다.

 

매일 아침 침대를 박차고 일어나지 못하는 이유에는 알 수 없는 무기력함이 있었다. 외출 준비를 다 하고 나서 현관문을 나설 때는 두려움과 불안감이 엄습했다. 어떤 날에는 겨우 건뭍 밖으로 나가서 한참 길올 걷다가 불현듯 눈앞이 뿌옇게 흐려지고 숨이 답답해지는 상황을 겪기도 했다. 원인도 몰랐고, 하루 증 언제 그런 상황이 찾아올지도 몰랐다. 그런 상황에 닥치면 살아낼 뿐이었다.

 

내가 겪고 있던 많은 것들을 나는 제대로 설명할 수 없었다.

 

PTSD 라는 단어를 보긴 했지만, 사실 그런 건 전쟁이나 재난과 같이 엄청나게 큰 경험에서만 생기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지난 1 월, 어떤 곳인지도 알지 못한 채 처음 더트리그룹을 찾아올 때까지만 해도 나는 그저 내가 피해를 경험한 우울증 환자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지난 9 개월간의 DBT 프로그램은 내가 살아오며 그저 견뎌온 것들, 살기 위해 회피하고 있던 나의 모습, 수많은 취약성들과 잘못된 관점들을 내 스스로 직시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시시때때로 내 마음 속에 떠올라 나를 힘들게 하는 생각들과 어느 날 내 인생을 송두리째 뒤집어 버린 부정적인 감정과 사건들, 그리고 그러한 과정에서 곪아버린 부분이 무엇인지 정확히 설명할 수 있는 나의 언어가 되어 주었다.

 

하루 3 끼를 챙겨먹고 , 정해진 시간에 자고 일어나기, 가서 많은 일을 하지 않아도 좋으니 일단 출퇴근을 잘 하기. 차근차근 단순함으로 귀결되는 정돈된 일상 속에서 나는 조금씩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파도가 휘몰아치는 바다에서 항해하는 법을 배우듯 감정의 소용돌이 안에서 평화와 고요함을, 마인드풀한 마음상태를 찾을 수 있는 방법도 배울 수 있었다 .

 

매일 쓰고 있는 다이어리에 어떤 날은 기분상태가 ‘-‘이기도 하고 , 어떤 날온 ‘+’ 이기도 하다. 하지만 전과 가장 큰 차이점은 상태를 지속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인지 알고 마음을 먹으면 그것을 해낼 수 있다는 점이다. 모든 하루하루를 밝게만 살아갈 수 없고, 부정적인 감정이 언제든 생겨날 수 있겠지만 그 모든 과정 속에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다독일 수 있는 내가 되었다는 것이 앞으로도 내 인생의 소중한 자산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돌이켜 보면 지난 9 개월간 정말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수없이 다투고 사소한 헤어짐을 반복했던 대인관계 문제가 해결되었고, 1000 명 가까이 있던 핸드폰의 연락처는 50 개 이하로 줄었으며, 단출해진 일상만큼 감정의 기복도 줄어들었다. 그리고 아직 100% 의 컨디션은 아니지만, 이제 정말 매일 출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내일 뵙겠습니다’ 라는 말이 동료들에게 내일도 무사히 출근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고, 역시 다음날 아침 ‘좋은 아침이에요’라고 반갑게 서로를 맞이할 수 있는, 어쩌면 당연한 일상을 이제서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이제야 기능성을 회복한 상태니 앞으로 지속노출치료를 통해서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그 사건들을 직면하기 위해 지금까지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머릿속을 헤집어서 기억의 조각들을 마주하고, 진실로 담담해질 때까지 반복하는 그 과정을 중간에 그만두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셨으니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어쩐지 나는 해낼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갖게 된다.

 

왜냐하면, 나는 결코 혼자가 아니니까.

 

더 이상 이 세상을 살아갈 희망이, 내게 남은 에너지라고는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했을 때 내 손을 잡고 이곳으로 이끌어준 고마운 사람들, 그리고 지난 시간 동안 일어설 수 있도록 응원하고 격려하며 지켜봐준 사람들, 기꺼이 안전장치가 되어준 사람들에게 고맙다. 그 고마운 사람들이 여전히 내 곁에 있다.

 

지난 세션 이 과정을 다 끝내고 나면 ‘살아있는 역사’, ‘레전드’가 될 거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둘 다 깔깔거리며 신나게 웃었더랬다. 그런 거창한 단어는 생각만으로도 오글거린다. 글쎄. 나는 정말로 그런 위대한 역할은 바라지 않는다. 그저 지금으로서는 행복한 사람이고 싶다.

 

앞으로 정말 잘 살아서 언젠가 후배들에게 ‘이런 선배도 있구나.’ 하고 조금의 희망이라도 된다면 족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조카들에게 ‘‘좋은 어른”이 되어주고 싶을 뿐이다.

*  더 트리 심리클리닉 치료 프로그램 참여자들의 동의 하에 솔직한 치료 후기를 공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