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는 우리 모두 피하고 경험하고 싶지 않은 감정입니다. 격한 감정으로 이성을 잃어버린 것을 터부시 하는 현대사회에서는 화를 내거나 화를 통제하지 못하는 것이 흠이 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우리가 피해를 입거나 원하는대로 되지 않았을 때. 실패하거나 성취를 하지 못할 때 등. 우리는 다양한 상황에서 분노의 감정을 느끼게 되고 이 감정을 가능한 피하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우리 인간에게 ‘화’는 우리에게 너무나도 유용한 기능이 있습니다. 우리가 실패하거나 어려움을 만났을 때 ‘화’는 극심한 우울감을 떨쳐버리고 새로운 길을 찾아 해쳐나갈 수 있게 합니다. ‘화’는 각성하게 하는 호르몬을 생성시켜 난관을 저돌적으로 해쳐나갈 수 있게 합니다.
DBT 치료에서는 이러한 ‘우리가 부정적이라고 말하는 ‘화’가 나쁜 것 만이 아니라 너무나 소중한 순기능이 있다는 것을 DBT 스킬훈련을 통해 배우게 됩니다. 리네한 박사의 1993년 DBT 워크북이 나왔을 때 부터 지금까지 DBT 치료에서는 부정적 감정을 없애는 것이 치료의 궁극적 목표가 아닙니다. 오히려 이 부정적이라고 하는 감정을 철저하게 그리고 수인적으로 이해하고. 그 감정의 순기능을 먼저 이해하는 법을 배우는 것, 그리고 그 감정을 감내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 감정조절의 중요한 치료 목표입니다.
최근 논문에서는 ‘화’의 이러한 순기능에 대해 연구한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1000명 이상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도전해야하는 목표가 있을 때 화나는 감정적 반응이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어려운 퍼즐을 주고 이 퍼즐을 풀어야 하는 실험, 비디오 게임이나 경제적 손실을 막기 위한 상황 등에서 ‘화’는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증진시키고 빠른 대응을 할 수 있게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유교와 불교 전통에서는 오래 전부터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화’의 감정을 미워하지 말고 우리의 발전을 위해 지혜롭게 사용하도록 알려주었습니다. ‘화’라는 감정을 우리를 바라보는 거울로 보고 반성하도록 하였고, ‘화’를 내지만 말고, ‘화’를 풀도록 우리의 언어 속에서 가르치고 있습니다.
‘화’를 피하지 말고,
‘화’를 내지만 말고,
그렇다고 화를 이용하여 ‘오기’를 갖고 분노의 화신이 되어 목표를 위해 마음을 불사르지 않으면서,
‘화’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세지를 이해하고 평상심의 동기를 갖고 화를 풀어가는 것.
‘화’는 지혜로운 마음과 함께 있을 때 분명 우리 인류에게 중요한 선물입니다.
다음 번 ‘화’에 대한 좋은 연구주제가 될 것 같습니다.
참고문헌
Lench, H. C., Reed, N. T., George, T., Kaiser, K. A., & North, S. G. (2023). Anger has benefits for attaining goal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Advance online publi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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