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상담자로 일을 하면서 하나의 이론을 오랫동안 수련 받는 것에 대해 목말라하는 와중에 DBT 클래스를 알게되었습니다.
DBT 기술마다 클래스가 있는 것을 보고 이거다 싶었지요.
감정조절 클래스 수업을 들으면서 미지의 DBT 세계를 조금씩 탐험하는 것도 저에게 큰 지적인 즐거움을 줬지만, 보다 제 감정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감정에 대해 굉장히 회피적인 사람이었고, 제 감정에 대해 돌보지 않는 사람이었다면, 감정조절 스킬을 배우고 스스로 익히면서 제 감정이 부끄럽거나 유약하거나 못났거나 부족하다기보다는 소중하고, 당연하며, 보호받아야 마땅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감정을 마주하다보니 내가 감정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 감정을 어루만지고 통제하는 그런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에 한 발자국 나아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감정 조절에 대해 마치 미리 예측하고 예견한 것 마냥 모든 상황에 강박적으로 기술하고, 대처하고, 조절하고, 대응하는 감정 해부학 같은 워크시트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
치료팀이라는 것을 경험하면서 느낀 것은 ‘와 이러한 구조를 내 주변 상담 동료자들과 함께 구성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자주 지각하는 바람에 발표하고 말하는 기회는 많이 없었지만, 제 감정, 사건, 생각 등을 이야기할 때마다 구성원들에게 존중받는다는 느낌이 들었고, 제 감정에 대해 보다 확신이 들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