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후에 사용될 수 있는 정보를 작업 기억으로서 보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87 x 6”을 암산해보세요.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7과 6을 곱하는 동시에 “8과 6의 곱”과 앞서 구해둔 “7과 6의 곱”의 10의 자릿수를 더할 수 있도록 ‘4’라는 숫자를 임시로 머리 한편에 보관해둘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의 뇌는 임시로 차후 작업을 위해 새로운 정보를 보관해두곤 합니다. 이러한 과정은 대략적으로 3개의 시스템으로 분류되어 이루어집니다: 음운 고리와 시공간 메모장, 중앙 관리자입니다.
음운 고리에서는 청각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약 2초 정도 기억할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들은 것을 다시 되뇌면 보유 시간이 더 늘어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즉 어렴풋이 들은 것은 약 2초 동안만 보관이 된다고 합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모음의 길이와 말하는 속도에 따라 기억 보유 기간이 달라지는데, 영어권의 사람들은 주어진 시간 동안 약 6.6개의 단어를 기억할 수 있습니다. 영어권에 비해 모음 길이가 긴 웨일스권 사람들은 같은 시간 동안 더 적은 양의 단어를 기억하였고, 모음 길이가 비교적 짧은 중어권의 사람들은 같은 시간 동안 약 9.9개의 단어를 기억했다고 합니다.
“우리가 들은 것을 다시 되뇌이면 보유 시간이 더 늘어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즉 어렴풋이 들은 것은 약 2초 동안만 보관이 된다고 합니다.”
어떤 연구에서는 음운 고리가 더 큰 아이들이 주어진 시간 동안 더 많은 양의 단어를 기억할 수 있기 때문에 읽고 말하는 것을 습득하는 것이 더 쉽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음운 고리가 비교적 작은 아이들은 읽고 말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어 난독증과 같은 학습적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전해집니다.
시공간 메모장은 보이는 것을 기억하는데, 우리의 뇌는 언어적인 자극에 비해 시각적 자극을 더 잘 받아들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시공간 메모장은 음운 고리와는 별개의 시스템으로, 우리가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동시에 함께 온 일행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이유입니다.
마지막으로 중앙 관리자는 음운 고리와 시공간 메모장에 입력되는 정보들을 분석하고 연관 짓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에 관해서는 아직도 많은 과학자들이 연구 중에 있습니다. 아직 얼마나 많은 요소들이 작업 기억에 영향을 끼치는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의 뇌는 단순히 단기와 장기 기억만을 보유할 뿐이 아니라 차후에 사용될 수 있는 정보를 작업 기억으로서 보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출처] Lieberman, D. A. (2012). Human learning and memory. Cambridge University Press.